나비효과와 수능 교재의 관계? no.24

얼마 전부터인지 잘 모르겠지만, 해마다 4분기가 되면 떠오르는 키워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구글에서 찾아보니 왜 그러는지 대충 이해가 되더군요. 어느 유명 수능 강사분의 교재로 인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 이유는 아래 그림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2020년부터 하반기로 갈수록 나비효과 란 단어의 관심도가 증가하는데, 그와 비례하게 유명 수능 강사님의 교재 제목도 같이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어느 키워드가 먼저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람들이 교재 제목을 검색하다가 ‘나비효과’가 뭐지? 하고 의미를 찾는다. 그런데, 나비효과의 의미가 대충 ‘시작은 작으나 끝은 창대하다’라는 뜻 일거야, 하고 그 의미가 교재 제목으로 쓰인 이유를 나름대로 해석하여 긍정적인 희망으로 더욱 열심히 공부하게 된다? 뭐 이런 상호작용으로 말이지요.

나비효과 구글 트랜드


‘나비효과’ 정확한 의미는 뭘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의미와 어떻게 이런 단어가 유래하게 되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나비효과의 의미와 기원

1960년대 미국 MIT의 수학자이자 기상학자였던 에드워드 로렌즈라는 분이 기상 예측 모델을 연구하면서 발견한 이론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로렌즈 박사는 이 연구에서 매우 작은 조건의 변화가 예측 불가능한 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를 “브라질의 나비가 텍사스에서 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비유로 설명했습니다.

이 이론은 기상학 분야를 넘어 다양한 과학적, 사회적 맥락에 적용되어, 어떤 복잡한 시스템 속에서 작은 변화가 어떻게 큰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설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습니다. 추후 이 개념은 현대의 과학, 경제, 정치, 사회 등에 관한 무질서하고 복잡하여 해석하기 어려운 어떤 관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카오스이론(혼돈이론)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오해와 실제 의미의 차이

나비효과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는 작은 사건이 반드시 큰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나비효과는 특정 조건하에서 작은 변화가 예측 불가능한 큰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이는 모든 작은 사건이 큰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특정 상황에서 초기 조건의 미세한 차이가 비선형적인 시스템에서 어떻게 큰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지를 설명합니다.

여기서 잠깐,

선형 시스템이란, 어떤 입력에 따라 반드시 출력이 되는 시스템을 말합니다. 따라서, 비선형 시스템이란 어떤 입력에 따라 출력이 반드시 나타나는 게 아닌 시스템인 거죠. 예를 들면, 고장 난 자판기를 생각해 보세요. 동전을 넣었는데 먹어버리거나, 커피를 주문했는데 콜라가 나온다거나, 또 그러다가 멀쩡하게 동작한다든가 하는 그런 예측 불가한 결과를 나타내는 것을 비선형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날씨, 시장경제, 교통 체계 등 우리 일상에서 흔히 접하게 되는 상황들이 많이 있습니다.


역사적 사건에서의 나비효과

역사적 사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예시로는 1914년 사라예보에서 발생한 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 암살 사건을 들 수 있습니다. 그 당시, 이 사건은 작은 사건처럼 보였지만, 세계 각국의 정치적 긴장과 연쇄적인 동맹 관계로 인해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처럼 초기에 미미해 보이던 사건이 전 세계적인 대규모 전쟁을 촉발시킨 것은 나비효과의 전형적인 예입니다.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작은 사건이 복잡한 사회적, 정치적 상황 속에서 어떻게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나비효과

현대 사회에서 나비효과는 경제, 정치, 사회적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서, 소셜 미디어에서 한 개인의 게시물이 세계적인 사회 운동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관련 실제 사례로는 ‘아랍의 봄(Arab Spring)’을 말할 수 있습니다. ‘아랍의 봄’은 반정부 대규모 시위 운동으로, 독재정권, 정치 부패 등의 이유로 일어난 시민의 저항운동으로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대 전개된 사례입니다.

경제적으로는 한 나라의 작은 정책 변화가 세계 경제에 파급 효과를 일으키는 사례도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악화에도 큰 영향을 끼쳤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Subprime Mortage Crisis)’를 말할 수 있습니다. 2007~2008년에 발생한 이 금융 위기 사태는 미국의 부동산 시장의 변화에서 비롯된 것이었지만, 전 세계 금융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주택 시장에서의 소규모 변화가 금융 기관의 파산과 글로벌 금융 위기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 사례와 함께, 갑자기 근래 우리나라의 레고랜드 사태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요?

정치적으로는 한 지역의 사소한 사건이 국제적인 위기로 확대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관련한 사례로 ‘아랍의 봄’ 역시 또 정치적 사례로 얘기할 수 있고, 다른 또 하나의 유명한 사례로는 영국의 ‘브렉시트(Brexit)’를 말할 수 있습니다. 2016년 영국에서 유럽연합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 투표가 영국의 유럽 탈퇴로 결정됨에 따라 2020년 영국은 유럽연합을 정식으로 탈퇴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EU 공동체로 모든 관계를 맺어왔던 영국은 유럽 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와 개별적인 관계를 재정립해야만 했습니다. 이는 세계 무역 및 비즈니스 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원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현대 사회에서 나비효과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주며, 작은 사건이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을 강조합니다. 때문에 의미가 정확하든 아니든 이 단어를 포함하는 교재의 제목은 수험생들에게 상당히 긍정적인 희망을 부여하기에 충분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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