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모델 경량화를 위한 방법 – 지식 증류, 양자화, Pruning 비교 #2

오늘은 지난 글에서 다뤘던 지식 증류에 이어서 AI 모델 경량화 방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생성형 AI 모델의 생성과 성능 향상과 관련한 기술들 만큼이나 모델 경량화 기술 역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AI 모델 경량화를 위한 방법
AI 모델 경량화를 위한 방법


AI 모델 경량화를 위한 방법

최신 거대 언어 모델(LLM)이나 이미지 생성 모델은 수천억 개에 달하는 거대한 양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갖는 높은 성능의 모델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하지만 이런 거대함은 명확한 대가를 요구하죠. 막대한 양의 GPU 자원과 전력을 소모하며, 모델을 한 번 실행(추론)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발생합니다. 챗GPT 등을 사용해 보신 분들은 추론 능력이 있는 최신 GPT 모델을 선택할 때 한참 있다가 대답을 얻는 경험을 하셨을 거예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같은 일반적인 기기에서 이런 거대 모델을 직접 구동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바로트

핵심은 소프트 타겟(Soft Target)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가 고양이, 강아지, 여우 사진을 98% 확률로 ‘강아지’라고 판단했다고 가정해 보면, 일반적인 학습 방식은 ‘이 사진은 강아지다’라는 정답(Hard Target)만을 학습합니다. 하지만 지식 증류는 ‘98%는 강아지 같지만, 1.5%는 여우 같고, 0.5%는 고양이 같다’는 교사 모델의 세밀한 판단 확률 분포(Soft Target) 자체를 학생 모델에게 가르칩니다.

이를 통해 학생 모델은 정답만 외우는 것이 아니라, 교사 모델이 정답에 도달하기까지의 ‘사고 과정’ 또는 ‘추론의 뉘앙스’를 학습하게 됩니다. 그 결과, 처음부터 작은 크기로 학습시킨 모델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보이면서도, 원본 교사 모델의 장점을 상당 부분 유지한 채 가볍고 빠르게 동작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모델 최적화 방법

지식 증류 외에도 모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기술이 존재합니다. 각 기술은 저마다 다른 철학과 접근법을 가지고 있어, 이들을 비교해 보면 지식 증류의 특징을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1. 가지치기 (Pruning)
    • 이미 학습된 모델에서 성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불필요한 연결(뉴런 또는 가중치)을 잘라내는 기술입니다. 마치 정원사가 나무의 죽은 가지를 쳐내어 더 건강하게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 가지치기는 기존 모델을 수정하여 용량을 줄이는 방식입니다. 반면, 지식 증류는 완전히 새로운 소형 모델을 ‘훈련’시키는 접근법입니다. 가지치기로 만들어진 모델은 구조가 비정형적(sparse)이 되어 특정 하드웨어나 라이브러리 지원이 필요할 수 있지만, 지식 증류로 만든 학생 모델은 일반적인 조밀한(dense) 구조를 가져 범용성이 높습니다.
  2. 양자화 (Quantization)
    • 모델을 구성하는 가중치 값들을 더 낮은 정밀도(예: 32비트 부동소수점 → 8비트 정수)로 표현하여 모델의 전체 용량을 줄이는 기술입니다. 이미지 파일의 해상도는 유지하되, 색상의 깊이를 줄여 파일 크기를 줄이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 양자화는 모델의 파라미터 개수나 구조는 그대로 둔 채, 각 파라미터가 차지하는 ‘무게(저장 공간)’를 줄이는 데 집중합니다. 지식 증류는 모델의 파라미터 ‘개수’ 자체를 줄이는 근본적인 구조 변경에 해당합니다.
  3. PEFT (Parameter-Efficient Fine-Tuning)
    • LoRA 등이 대표적인 PEFT는, 거대 모델의 모든 파라미터를 미세조정(Fine-tuning)하는 대신, 일부 작은 부분만 추가하거나 수정하여 특정 작업에 효율적으로 적응시키는 ‘학습’ 기법입니다.
    • PEFT의 주된 목적은 거대 모델의 ‘효율적인 튜닝’에 있습니다. 원본 거대 모델은 그대로 유지한 채, 작은 어댑터를 추가하는 방식이죠. 반면 지식 증류의 목적은 ‘효율적인 추론’을 위한 독립적인 소형 모델을 만드는 것입니다. 즉, PEFT는 학습 단계의 효율화, 지식 증류는 배포 및 운영 단계의 효율화에 중점을 둡니다.
기술 구분 목표 접근 방식 결과물
지식 증류 모델 경량화/압축 교사 모델의 지식(추론 과정)을 새로운 소형 모델에 전달 독립적인 소형 모델 생성
가지치기 모델 경량화/압축 기존 모델의 불필요한 파라미터 제거 기존 모델의 구조 수정
양자화 모델 경량화/압축 파라미터의 데이터 타입 정밀도 감소 (e.g., FP32 → INT8) 기존 모델의 용량 감소
PEFT 효율적인 미세조정 원본 모델은 동결하고, 일부 파라미터만 학습 원본 모델 + 작은 수정 파라미터

다른 기술과의 시너지

앞서 소개한 기술들은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함께 사용될 때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하는 상호 보완적인 관계입니다. 지식 증류는 다른 최적화 기술과 결합하여 그 효과를 더욱 높일수 있죠.

  • 지식 증류 + 양자화: 가장 직관적이고 효과적인 조합 중 하나입니다. 먼저 지식 증류를 통해 모델의 파라미터 수를 줄여 ‘크기’를 줄인 다음, 그 결과로 나온 학생 모델에 양자화를 적용하여 파라미터의 ‘무게’까지 줄이는 것입니다. 이는 ‘이중 압축’ 효과를 가져와 가볍고 빠른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 지식 증류 + 가지치기: 이 조합은 여러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지식 증류를 통해 얻은 학생 모델을 한 번 더 가지치기하여 추가적인 경량화를 꾀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교사 모델을 먼저 가지치기하여 증류 과정의 계산 비용을 줄이는 접근도 가능합니다.
  • 지식 증류 + PEFT: 두 기술의 목적은 다르지만, 현명하게 결합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전문 분야(법률, 의료 등)에 대해 PEFT 방식으로 튜닝한 거대 모델을 교사로 삼아 지식 증류를 수행할 수 있어요. 그 결과, 해당 분야에 고도로 특화되면서도 매우 가벼운 전문가 모델을 생성해 낼 수 있습니다.
  • 앙상블 증류 (Ensemble Distillation): 한 명의 천재 교사가 아닌, 여러 명의 전문가 교사에게 배우는 것과 같습니다. 각기 다른 강점을 가진 여러 교사 모델들의 예측 결과를 종합하여 하나의 학생 모델에게 증류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학생 모델은 단일 교사 모델의 성능을 뛰어넘는, 집단 지성을 학습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정리하자면, 지식 증류는 단순히 모델을 작게 만드는 기술을 넘어, 거대하고 복잡한 모델에 담긴 지식을 보존하며 효율적인 형태로 전달하는 기술입니다. 이는 클라우드 서버에서만 가능했던 고성능 AI의 능력을 우리의 스마트폰, 자동차, 공장의 소형 장비 위로 옮겨올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기술이라 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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